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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ning Routine

우울증 무기력증, 여기저기 다 아픈데 아무 이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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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꿈도 아무런 계획도 아무런 도전도 없이 30대가 모두 지나갔다. 

내가 40대가 된게 아직도 너무 이상하다...

여전히 10대, 20대의 기억이 가장 생생한건 내 삶에 있어서 실제로 생생했던 때는 그때 뿐 이었기 때문일까?

가장 사랑했던 사람의 이중성에 대한 충격과 인간에 대한 회의감이 인생 다 부질없네, 라는 생각과 끝도 없는 무력함, 무기력증에 빠지게 될 줄이야. 

 

한 번 빠진 무기력증은 회복하기가 쉽지 않았다. 

오랜기간 마음이 아프자, 몸도 하나둘씩 고장이 나기 시작했다. 

배가 아프고, 허리가 아프고, 머리가 아프고, 매일매일이 이렇게 온통 괴롭고 아픈데 정작 병원에 가면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받았다. 

이름있는 병이라도 걸렸으면 약이라도 먹고, 치료라도 할 수 있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하니 참 답답할 노릇이었다. 

 

매일같이 배가 아프고 먹는 족족 설사가 나는데도 대장내시경의 결과는 아무 이상 없음. 

그저 과민성대장약만 처방받고 올 뿐이었고, 약 효과도 잠시 뿐이었다. 

 

30대에는 내내 아팠던 것 같다. 

마음이 아프기 시작한게 몸을 고장내더니, 몸이 본격적으로 고장나자 마음은 더 약해지기 시작했다. 

악순환의 굴레에 빠져버린 느낌. 

평생 이렇게 살아야하나, 이번생은 틀린건가, 라는 부정적인 생각만 한가득인 나날들.

 

하지만 죽기살기로 노력했다. 

내 멱살을 부여잡고, 집 밖으로 끌고나가 걷고 또 걸었다. 

좋은 걸 찾아먹기 보다는 내 몸에 맞지 않는 음식들을 찾기 시작했고 과민대장에 좋다는 저포드맵 식단을 신경써서 시작했다. 

 

2023년, 봄에 저포드맵 식단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고 (이걸 알게 된건 정말 내 삶의 가장 큰 행운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2025년 1월인 지금까지 고포드맵 음식들은 웬만해서는 피하고 있다.

효과는 서서히 나타났고, 2024년 가을쯤부터 설사를 하지 않는다.

(내 평생 변은 다 설사였으니 고체로 된 변을 보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신기한 노릇인가.)

믹스커피, 라면, 콜라를 비롯한 탄산음료를 끊었다. 

가장 좋아했던 맥주도 1년 이상 아얘 마시지 않았다. 

장이 좋아지고 나서부터는 한달에 한두번정도 맥주 한 캔 정도를 마시고 있는데 이제 이 정도로는 타격이 없는 것 같다. 

얼마전에 회사에서 컵라면을 하나 먹었는데도 장이 괜찮았다. 신기하네..

장이 안정되고 나서부터는 고포드맵 음식을 아주 가끔 아주 조금씩 먹는 것도 별로 타격이 없는 것 같다. 

그 정도로 장이 많이 좋아진듯.

 

일단 장을 좋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나중에 다시 기록을 남겨보겠지만 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이 대부분 장에서만 만들어진다고 한다. 

제 2의 뇌라고 할만큼 대장이 중요한 이유도 그것. 

나를 너무나 크게 좌우한다. 

 

우울하면 장도 나빠지고, 장이 나쁘면 더 우울해진다는 연결고리는 확실한듯.

여기저기 다 아픈데 병원에 가도 아무 이상이 없다 라고 한다면 정신적인 문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흔히 우울증 이라 말하는 그것.

 

 

 

 

오늘의 일지는 모닝루틴 기록을 하는거였는데 넋두리가 너무 길었다. 

아무튼 거의 2년을 '오직 건강' 에만 포커스를 맞춰서 살았더니 진짜 많이 건강해졌다. 

몸이 건강해지니 정신도 건강해지는건지 20대 이후 처음으로 뭔가를 새롭게 계획하고 해볼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울증과 무기력증으로 날아가버린 30대. 

온통 아프기만했던 기억이라 내 삶에 30대는 그냥 없었던 시기인 것같아서 그냥 이제 생각하지 않으려한다. 

20대에서 바로 40대가 되어버린 느낌이지만, 40대를 30대처럼 살면 되는거지!

 

모닝루틴 5일차. 

어제 5시30분에 일어난게 너무 신기했는데 오늘은 더 일찍인 4시10분쯤에 잠에서 깼다.

4일차까지는 침대에서 독서를 했는데 오늘은 처음으로 책상 앞에 앉았다.

독서를 먼저 하는 대신 모닝루틴 엑셀표를 만들었고, 티스토리 포스팅을 시작했다.

현재 시간 6시36분. 

슬슬 배에서 꼬로록 하는 소리가 난다. 

토달볶바 먹으면서 책 읽을 예정.

오늘의 일지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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