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소설 위주로만 읽다가 괜찮은 에세이 하나 발견하게 되어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작가의 이야기와 생각이 가장 많이 담겼을 에세이 라는 장르도 참 매력이 많죠.
제가 읽은 책은 백영옥 작가의 책,
빨강머리 앤이 하는말 이라는 제목의 에세이입니다.
빨강머리 앤이 '아직 너무 늦지 않았을 우리에게' 하는 말..
중간에 저 말이 들어가니 더 멋진 듯 하네요.
글이 술술 잘 읽히게끔 쓰여있어서 단시간에 아주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 빨강머리 앤 이라는 만화를 TV에서 종종 보곤 했는데, 너무 어린 시절이었어서 내용은 크게 생각이 잘 나지 않아요.
하지만 어렴풋이 기억나는 빨강머리 앤의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다시 한 번 전달받을 수 있었던 책입니다.
작가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면서 중간중간 빨강머리 앤에 나왔던 대사들이 그림과 함께 짧게 삽입되어있는데 그걸 보는 맛도 솔솔합니다.
인기가 좋은 책답게 도서관에서 빌려올때부터 책이 좀 낡았더라구요.
많은 사람들이 많이 읽은 책은 손때가 고스란히 묻어있습니다.
그래도 다들 책 좀 깨끗하게 조심히 읽었으면 하는 마음이 좀 컸지만.
아무튼 가벼운 에세이 한 권 읽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해드릴 수 있을만한 좋은 책이었답니다.
백영옥 작가의 다른 책들도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을만큼 작가님의 생각들이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쿨하게 거리감을 유지하자 상처받는 일은 적어졌다.
하지만 그렇게 조심스레 살아서 내 삶이 더 풍성해졌나?
그건 데이트지 연애가 아니었다.
그런 게 사랑 비슷한 것일 리도 없었다.
싫다고 해서, 견디기 힘들다고 해서, 만약 사랑에 외로움이나 질투 같은 감정을 뺀다면 그게 여전히 사랑일 수 있을까?
첫사랑이 너무 잘 살면 배가 아프다.
하지만 첫사랑이 너무 못살면 가슴이 아프다.
배 아프면 먹을 약이라도 있지만, 가슴 아픈데 장사 없다.
첫사랑, 당신이 잘 살아서 다행이다.
책, 빨강머리 앤이 하는말 중에서.
저 구절을 읽으며 잘 살고 있을, 잘 살고 있는 것을 알고 있기에 더욱 다행인 마음 한 켠에 있던 첫사랑 생각도 잠시 해보며.
나 역시 당신이 잘 살아서 다행이다, 라는 말을 꼭 해주고 싶어졌다.
잘 살고 있어도 배도 전혀 아프지않으니.
그저 그냥 쭈욱 잘 살기를, 행복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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