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28일 방송된 톡투유 69회의 주제는 '아재줌마' 편 이었습니다.
아재와 아줌마의 합성어라고 하네요.
예전엔 주로 결혼한 사람들을 아저씨, 아줌마로 불렀었는데 요즘엔 늦게 결혼하는 분들도 많고 특히 아줌마 라는 호칭에 민감하게 반응하시는 여자분들이 많으셔서 갈수록 부르는 말로는 사용하는 빈도가 줄어들고 있는 것 같아요. 저만해도 아저씨, 라고는 가끔 부르긴해도 아줌마, 라고 부른 적은 언젠지 기억도 안나네요. 식당을 가도 아줌마 대신 저기요, 이모 등으로 부르고 일적으로 만나는 분들은 사장님, 사모님 등의 호칭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으니..
오늘 방청객의 사연 중에 "외모는 브루스윌리스 행동은 아줌마" 라는 사연으로 굉장히 남자답게 생기신 남자분이 외모는 그런데 드라마를 보면 눈물이 난다는 등의 자신의 여성적인 면에 대한 고민을 말하시면서 나이를 먹을수록 남성성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씀을 하셨죠. 거기에서 김제동 씨가 이런 말씀을 하신 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남자가 나이가 들면 그제서야 그 안에 들어있던 여성적인 면도 드러나게 되고, 여자가 나이가 들면 그제서야 그 안에 들어있던 남성적인 면도 드러나게 되어 남성성, 여성성을 넘어 인간성을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시기가 바로 흔히 아저씨, 아줌마로 불리우는 중년의 시기가 아닐까 라는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늘 좋은 시를 읽어주시는 정재찬 교수님도 이런 말씀을 하셨죠. 진짜 인간이 되어가는 과정이고, 어쩌면 진화되고 있는 과정이라고. 남자라도 슬프면 우는거죠. 그런 공감능력이 생긴다는건 굉장히 좋은 변화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이어 시를 한 편 읇어주셨습니다.
이걸 듣고 백지영 씨는 부모님의 장롱 속에 오랫동안 자리하고 있는 옷이 생각나서 울컥했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늘 같은 옷을 입고 다니시던 엄마가 생각나서 저도 울컥했네요...
대문에 태극기 달고 싶은 날 (강인한)
포켓이 많이 달린 옷을
처음 입었을 때
나는 행복했지.
포켓에 가득가득 채울 만큼의
딱지도 보물도 없으면서
그때 나는 일곱 살이었네.
서랍이 많이 달린 책상을
내 것으로 물려받았을 때
나는 행복했지.
감춰야 할 비밀도 애인도
별로 없으면서
그때 나는 스물일곱 살이었네.
그리고 다시 십 년도 지나
방이 많은 집을 한 채
우리집으로 처음 가졌을 때
나는 행복했지.
그 첫번째의 집들이 날을 나는 지금도 기억해
태극기를 대문에 달고 싶을 만큼
철없이 행복했지.
그때 나는 쓸쓸히 중년을 넘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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