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다시보기로 38사기동대 1,2화를 몰아봤습니다. 와... 정말 오랜만에 재미있는 취향저격의 드라마를 발견했습니다. 영화채널 OCN에서 해서 그런지 드라마인데도 불구하고 영화 뺨 치겠습니다. 특히 2화에서 나왔던 자동차 액션은 웬만한 영화에서 나오던 카액션보다 훨씬 쫄깃하고 멋있었습니다. 친구와 함께 보면서 요즘엔 드라마 만들때도 돈 많이 투자해서 찍네, 하며 입 벌리고 봤습니다. 그리고 배우들의 캐릭터와 연기도 38사기동대를 빛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서인국의 사기에 의한, 사기를 위한, 사기의 일상! 사기꾼을 미화시키고 싶진 않지만 때와 장소에 따라 신분, 복장, 말투 등 모든 것들을 자유자재로 여유롭게 바꿔가며 능청스럽게 연기하는 모습들이 보는 내내 유쾌했습니다. 영화 캐치미이프유캔의 디카프리오가 연상되더라구요. 슈스케에서 연기 잘 하는 배우 하나를 발굴해낸 거였네요. 응답하라 때 부터 눈여겨 봤는데 인물도 좋고 연기도 참 잘 하는 것 같습니다. 편의점 장면에서 꺼벙한 안경쓰고 숨차는 척 하면서 "즈그 아부지가 택배 하나 보내따카던데." 이런 비슷한 대사를 쳤었는데 오랜만에 서인국의 갱상도 사투리를 들으니 좋았습니다. 역시 사투리를 하면 그 매력 지수가 더욱더 업이 되는 경상도 남자! 응답하라에서처럼 사투리 쓰면서 편하고 능청스럽게 연기할 수 있는 그런 작품에서 꼭 한번 더 만나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개인적으로 너무너무 좋아하는 배우 마블리 마동석! 예전에 드라마 히트 였던가. 그때 형사로 나올때 부터 너무 좋아하는 배우랍니다. 저 덩치에 미키마우스 티셔츠 입고 다닐때 진짜 러블리했던 기억이 납니다. 몸과 얼굴이 무기인 사람이 세금이나 걷으러 다니는 무기력한 공무원의 연기를 하고 있으니 그것마저 웃음 포인트 인 것 같습니다. 38사기동대에서 꺼벙한 안경을 쓰고, 억울한 표정을 내풍기며 등장했습니다. 마동석은 건들건들거리고 좀 식한 매력이 최곤데 여기서는 역할 자체가 억울하고 더러운 꼴을 보고도 참아야 되는 역할이라 보면서 제가 다 짜증이 나더군요. 왜 짜장면도 한그릇 맛있게 맘편하게 먹지 못하게 눈치를 주고, 저런 불쌍한 표정을 짓게 만드는건지. 배달통 모델한테 무슨 짓을 하는거냐며 소리를 질러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다행인 것이, 마동석이 안경 벗으면 흡사 헐크로 변신한다는 것.
저 강렬한 눈빛을 저런 꺼벙한 안경으로 가리고 있느라 고생하십니다. 어서 안경벗고 서인국의 사기 스킬을 더한 유쾌통쾌한 활약을 기대 해 보겠습니다. 사실 마동석만큼 의리에 죽고 의리에 사는 캐릭터가 잘 어울리는 배우도 없죠. 험악한 인상인데도 불구하고 악역이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도 참 드문데 그게 바로 마동석이라는 배우가 가질 수 있는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서 돈 쌓아놓고 사람 무시하고 세금 안내고 당당하게 사는 씌뤠기들에게 어서 빨리 빅엿을 먹어주시기 바랍니다. 마진석이라는 캐릭터가 정말 잊혀지지가 않네요. 연기를 어찌나 맛깔나고 재수없게 잘 하시던지 그런 사람에 비하면 서인국 같은 사기꾼은 범죄자로 보여지지도 않을 지경입니다. 똑같은 죄를 짓고 살더라도 누구는 잡혀가고 누구는 안잡혀가는 세상이면 정직하게 사는 착한 사람들만 바보되는 세상이지 않겠습니까? 잘 사는 집 황금덩어리는 못뺏아가면서 못 사는 집 밥숟가락까지 뺏아가는 세상은 너무 거지같으니까요. 사기를 쳐서 세금을 받아낸다는 스토리는 좀 황당하고 옳은 방법은 아니지만 그래도 유쾌하게, 그리고 범죄가 미화되지 않는 선에서 재미있게 그려내 주리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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